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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

이익상목사와 함께하는 이스라엘 성지순례 이야기

성지순례 이야기 11

소돔과 고모라

소돔산 - 유대 광야를 이루는 산지의 모습과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이 소돔산의 주 성분은 소금이며, 거대한 소금 덩어리 위에 광야의 먼지가 뒤덮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소돔산 - 유대 광야를 이루는 산지의 모습과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이 소돔산의 주 성분은 소금이며, 거대한 소금 덩어리 위에 광야의 먼지가 뒤덮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호와께서 하늘 곧 여호와께로부터 유황과 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내리사, 그 성들과 온 들과 성에 거주하는 모든 백성과 땅에 난 것을 다 엎어 멸하셨더라.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으므로 소금 기둥이 되었더라”(창세기 19:24-26)

사해바다 남쪽에는 남북으로의 길이가 8km, 동서의 길이가 4km, 그리고 땅으로부터의 높이는 약 200m가 되는 독특한 산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은 분명히 산인데,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주변의 산들이나 지형에 비해서 그 모양도 좀 다르고, 더군다나 ‘산’이라 불리면서도 흙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산의 이름은 ‘소돔산’인데, 이 산의 80%는 소금입니다. ‘소돔산’이라고 불리지만, ‘소금산’이라 불리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옛 사람들은 소금으로 이루어진 이 산 주변 어딘가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소돔과 고모라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에 소알 성으로 도망가는 길에 뒤를 돌아본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되었다고 하니, 이 소금산이 아마도 성경의 그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이 ‘소금산’을 ‘소돔산’이라고 부르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소금 기둥 - 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

소금 기둥 - 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는 워낙에 유명해서 구약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불로 망한 그 도시들에 대해서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는 오늘 날에만 유명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참한 운명을 맞이했던 이 두 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고대 서아시아 지방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었는지, 기원전 2,500-2,250년 사이에 시리아의 에블라 지역에서 기록된 약 1,800개의 토판들의 이야기 속에 소돔과 고모라 도시의 이름이 발견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정작 소돔과 고모라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바로 이곳이다”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아직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황당무계한 추측들이 있지만, “소돔과 고모라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이렇게 떠도는 이야기들이 전혀 신빙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력하게 추정되는 지역은 있습니다. 사해바다의 요르단 쪽에 밥 엣-드라(Bab edh-Dhra)라는 곳이 있는데 (1965년에 체계적인 발굴이 시작), 기원전 3,100년부터 대략 기원전 2,250년까지 있었던 이 도시가 소돔으로 생각되는 매우 유력한 곳입니다. 그곳으로부터 남쪽으로 15km 아래에 있는 누메이라(Numeira)라고 불리는 지역(1975년부터 체계적인 발굴 시작)은 고모라로 생각되는 곳입니다.

밥 엣-드라는 가로 세로 약 200m의 거대한 도시(약 40,000㎡)로 7미터 두께의 진흙으로 쌓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와 같은 도시였습니다. 도시의 면적으로 보아 대략 2,300명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입니다. 세대를 걸쳐 그곳에서 발견된 무덤만도 20,000개가 넘고, 그 무덤에 장사된 사람들이 500,000명,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매장된 토기만도 3백만개 이상이 출토되었으니, 이 도시가 그 당시에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얼마나 대단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풍요로움을 따지자면, 고모라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누메이라(고모라)는 소돔보다도 그 면적이 두 배정도 더 컸습니다.(약 80,000㎡)

사해바다 주변의 황량한 광야 한 가운데에 대규모의 포도원이 있었던 지역입니다. 여름이면 40도가 넘는 그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말이지요. 비가 잘 오지 않는 지역이니, 이곳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는 매우 독했을 겁니다. 이렇게 포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누메이라와 그 주변에 있는 샘들 때문이었습니다. 도시의 면적이 크다는 것은, 곧 사람들도 소돔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는 말입니다. 이 두 도시는 사해바다 주변을 대표하는 풍요의 상징과 같은 도시였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황량한 광야, 마실 수 도 없는 물인 사해 바닷가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 푸른 대추 야자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신선한 샘물이 콸콸 흐르며, 그 주변으로는 광활한 포도원이 펼쳐져 있는 오아시스의 도시를 말입니다.

얼마나 아름다고 풍성했는지, 창세기 13장 10절에서는 롯의 눈에 그 땅이 주님의 동산 같기도 하고, 이집트 같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 그렇게 보일지언정, 하나님의 눈과 기준은 달랐습니다. 드러나는 풍요의 뒤에 그 풍요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타락이 있었습니다. 풍요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보지 못했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드러내 보일 수 없을 정도로 은밀했던 그 타락과 죄가, 이제는 드러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으리 만큼 하나님을 향한 양심도 무뎌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소돔과 고모라가 유명해진 이유는 그 풍요로움 때문이 아니라, 그 참혹한 결말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밥 엣-드라와 누메이라 지역에 가면 전문적인 고고학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둥근 모양의 불에 탄 숯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 때 약 1,000년 가까이 번창했던 도시들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되었는가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우리가 죽어서 가져갈 수도 없는 풍요로움을 갈망하는 것은 저를 비롯한 사람들이 ‛소유’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에만 집착하는 이들은 절대로 그것을 뛰어 넘어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차적인 감각이 주는 쾌락과 내 눈과 귀와 배를 채워주는 풍요를 이미 맛 본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습니다.

롯의 아내가 그랬습니다. 살고 싶었다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야했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했습니다. 그런데 두고 온 것들, 두고 온 사람들이 너무나 생각이 났나봅니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이것 하나는 건져야하는데...” 하는 그것 때문에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고, 소금 기둥이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 이 기둥을 지날 때에면, 롯의 아내가 저를 보고서는 “너는 그리 살지 말아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

사해바다와 그 주변 - 사해바다의 요르단 쪽에는 다섯 개의 도시가 발굴되었다. 창세기 14장에서는 소돔 왕 베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벨과 소알와 벨라가싯딤 골짜기에 진을 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다섯 왕이 다스리던 도시들이 아마도 지도에 표시된 다섯 도시일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