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드로를 구출하는 천사_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갇힌 베드로가 하나님이 보낸 천사의 도움으로 감옥을 탈출하는 장면이다. 후안 데 발데스 레알의 작품.


헤롯의 박해와 베드로의 탈옥 ① 

그 무렵 헤롯(아그립바 1세)왕의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심해졌다. 그는 예수가 베들레헴에 탄생했을 때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 남자 아기를 죽인 헤롯 대왕의 손자였다. 가이사랴 총독부에서 유대 땅을 다스리던 헤롯왕은 유대를 평안하게 통치하기 위해 유대 사회의 지도층, 즉 대제사장과 산헤드린의 재판관들, 율법 학자들의 환심을 얻을 필요가 있었다.
헤롯왕은 열두 사도 중 한 사람인 야고보를 체포한 후 처형하였다. 그러자 유대인들은 헤롯왕을 크게 칭찬했고, 이를 알게 된 헤롯왕은 사도 베드로를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었다. 베드로는 열두 사도의 대표이자 교회의 중심인물로 그 상징성이 더욱 컸다.

베드로는 유월절 주간에 체포되었는데, 헤롯왕은 그를 유월절이 지난 후에 공개 처형할 작정이었다. 베드로가 감옥에 있을 때 유대인들은 빌라도 총독 시절에 베드로가 성전 감옥을 탈옥한 사건을 헤롯왕에게 알려 주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베드로를 죽일 심산이었다. 이에 헤롯왕은 베드로의 탈옥을 막기 위하여 네 개조 16명의 병력을 배치하였다. 또한, 그중 두 명의 병사는 베드로의 양옆에 함께 쇠사슬로 묶어 두었고, 두 명의 병사는 옥문을 지켰다. 게다가 감옥은 이중삼중의 철문으로 잠겨 있고, 곳곳에 경비병들이 감시하고 있어서 그 누구도 탈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베드로가 삼엄한 경비를 받는 동안에 교회는 그를 위하여 더욱 맹렬히 기도하였다. 곧 처형 당할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베드로의 생명을 보호해 달라는 기도였다.드디어 헤롯왕이 베드로를 끌어내어 처형할 때가 왔다.
그날 밤, 베드로는 양쪽에 한 명씩 두 병사에게 쇠사슬로 묶여 있으면서도 잘 자고 있었다. ‘복음을 위한 순교는 이 땅에서 가장 거룩한 죽음이며 명예로운 죽음이 아닌가.’
그는 평안한 마음으로 마치 아기처럼 잘 잤다. 여전히 옥문은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의 천사가 베드로 곁에 나타났고, 감옥에 빛이 가득했다.
천사가 베드로를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급히 일어나라!”
베드로가 일어나자 그의 양손에 묶인 쇠사슬이 저절로 풀어졌다.
천사가 다시 베드로에게 말했다.
“어서 띠를 띠고, 신발을 단단히 신어라. 서둘러라! 네 겉옷을 들고 여기서 나가자.”
베드로는 천사가 하라는 대로 하고 따라가면서도, 그가 정말 천사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비몽사몽(非夢似夢) 지경이었다. 베드로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천사와 베드로가 지나갈 때마다 철문이 저절로 활짝 열렸다. 경비병들은 눈을 뜨고 있었지만, 그들을 막지 않았다. 이렇게 첫째 경비병을 지나고, 둘째 경비병을 지나 성안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철문 앞에 이르렀다. 마지막 철문도 소리 없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천사는 베드로를 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 문의 : 빛의 숲 서점 (02-2056-5771)


▼ 감옥을 탈출하는 베드로_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가 로마 바티칸 박물관 엘리오도로의 방에 그린 프레스코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