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롯왕을 책망하는 베드로_ 기독교 복음을 박해하고, 베드로를 죽이려고 했던 헤롯왕은 결국 자신의 교만함으로 급사했다.


헤롯의 박해와 베드로의 탈옥 ② 

그제야 베드로는 이것이 꿈이 아닌 사실인 것을 알았다.
“주님이 천사를 보내셔서 헤롯왕의 악하고 옹졸한 수작과 유대인들에게서 나를 구해 주셨구나.”

놀라움과 동시에 감격한 베드로는 요한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이곳은 교회의 본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기도하는 성도들로 가득 차 있었다.
베드로가 마당으로 난 문을 두드리자 로데라는 젊은 여인이 나왔다.
“문을 열어 주시오.”
“이 밤중에 누구세요?”
“로데, 나 베드로다.”
베드로의 목소리를 확인한 로데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베드로에게 문을 열어 주는 것도 잊은 채 그가 왔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렸다.
로데가 말하였다.
“베드로가 오셨습니다! 문을 두드린 사람이 베드로입니다.”
“네가 제정신이냐? 감옥에 있는 베드로가 어떻게 나오느냐?”

로데의 말을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고 그녀의 말을 모두 무시해 버렸다. 그러나 로데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베드로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동안에 베드로는 계속 바깥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문을 열라는 베드로의 목소리도 들려오자 마침내 그들이 문을 여니 과연 베드로였다. 그들은 몹시 흥분했다. 베드로는 그들을 진정시키며 집 안에 들어가 주님이 어떻게 자신을 감옥에서 빼내 주셨는지 설명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라고 말하였다. “야고보와 형제들에게 이 일을 알리십시오.”
그러고는 그들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다. 몸을 숨겨야 했기 때문이다.

동이 트자 감옥에서는 난리가 났다.
“베드로는 어디에 있지? 베드로가 어떻게 된 거지?”
철저하게 경비하던 베드로가 사라진 사실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했다. 두 병사와 함께 묶은 쇠사슬을 어떻게 풀었으며, 경비병들을 어떻게 통과했으며, 또 굳게 잠긴 철문은 어떻게 열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탈옥의 흔적도 없었고, 베드로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헤롯 왕은 베드로를 데려오라고 난리였지만, 감옥의 간수들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베드로를 데려오지도 못하고 이유도 대지 못하자 헤롯 왕은 그들을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했다.
“베드로를 지키던 병사들의 머리를 쳐라!”

유대와 유대인들이 지긋지긋해진 헤롯왕은 가이사랴로 돌아갔다. 그러나 헤롯왕의 상황은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치달았다.
당시 북부에 있는 두로와 시돈 사람들은 헤롯왕의 분노를 사고 있었다. 그들은 유대로부터 식량을 공급받고 있어서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대표단을 소집해 헤롯왕을 찾았다. 그들을 접견하기로 한 헤롯왕은 화려하게 차려입고 보좌에 앉아 잔뜩 허세를 부렸다. 헤롯왕에게 잘 보여야 했던 그들은 소리 높여 아첨했다.
“폐하의 말씀은 신의 목소리입니다.”

이에 헤롯의 교만을 더는 볼 수 없었던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어 헤롯왕을 급사하게 하였다. 뼛속까지 부패했던 헤롯왕은 그렇게 쓰러져 죽었다. 그는 어떤 일에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적이 없었다. 그의 할아버지인 헤롯 대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다가 죽은 것처럼, 헤롯왕은 베드로를 죽이려다가 죽은 것이다.

* 문의 : 빛의 숲 서점 (02-2056-5771)


▼ 베드로와 요한의 복음 전파_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다. 왼쪽에 앉은뱅이의 가련한 모습도 보인다.
마사초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