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림의강단
성실함과 열심을 품고 섬기는 삶
2020년 8월 30일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로마서 12장 11절)
헝가리의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푸스카스 페렌츠(Puskas Ferenc)는 1950년대 헝가리 축구 대표팀을 가장 강력한 팀으로 이끈 사람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뛰어난 활약의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축구를 하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축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저는 잠잘 때도 축구만 생각합니다”라는 인상적인 말을 남겼습니다. 축구에만 미쳤다고 할 만큼의 열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열정이 푸스카스를 당대 위대한 선수로 만든 것입니다. 푸스카스의 열정을 보며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게 신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는가?’
바울은 푸스카스 이상의 열정이 있었던 사도입니다. 그의 복음에 대한 열정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고후 5:13)이라고 할 만큼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복음을 전하겠다는 열정이 남달랐던 사람입니다. 바울은 본문의 말씀을 통해 그의 열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문을 통해 삶을 돌아보며 신앙의 모습을 점검하고 기도의 제목을 얻고자 합니다.
로마서 12장 19~13절
19.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10.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11.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12.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13.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 광림교회 담임목사 김 정 석
kwanglim-sp@hanmail.net
첫째, 섬기는 삶을 살라
바울은 믿음 생활의 핵심은 ‘섬김’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가 마땅히 섬겨야 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섬김의 본’을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셨기 때문에, 우리도 다른 사람을 섬기며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섬김의 대상은 일차적으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11절에서 “주를 섬기라”고 말씀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삶의 목적이 달라집니다.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고후 5:15). 우리는 새로운 생명과 영원한 소망을 허락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아가도록 부름 받은 자들입니다.
더불어, 그리스도인은 ‘이웃’을 섬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주님을 섬기는 것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바울 역시 본문에서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10절),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13절)라는 구체적인 섬김의 방식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누구를 섬기냐는 것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나 자신과 세상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와 이웃을 섬기는 복된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둘째, 열심을 품으라
바울은 주님을 섬길 때 “열심을 품고 섬기라”(11절)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는 무엇보다도 자원하는 마음, 기쁜 마음으로 섬긴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억지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보상을 받고자 주님을 믿고 섬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일에 있어서 깨끗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열심은 목적의 순수함과 적극성을 말합니다. 곧 주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기준에서 이웃을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이웃의 기준을 원수에게까지 확장시켜 주십니다. 바울은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롬 12:14)고 말할 뿐만 아니라 원수를 갚지 말고 오히려 원수가 주릴 때 먹이고 목마를 때 마시게 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롬 12:19~20). 이웃을 대하고 섬길 때, 그 사람이 나의 원수가 될지라도, 어떠한 악의도 품지 말고, 선으로 대하라는 것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다윗이 이와 같은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다윗이 자신의 아들 압살롬이 일으킨 반란에 의해 도망칠 때 시므이가 그를 저주하였지만(삼하 16:7~8), 다윗은 그 저주를 하나님이 자신에게 하신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시므이의 생명을 해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압살롬의 반란군을 제압한 뒤 시므이가 나아와 머리를 조아렸을 때에도 흔쾌히 용서하며, 그에 대한 심판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우리 마음에 이런 순수함이 있어야 합니다. 감정이나 상황에 휩쓸리거나 어떠한 보상을 바라며 남을 대하기보다, 열심을 품어 늘 기쁘고 자원하는 마음을 갖고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믿음의 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가운데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임할 줄 믿습니다.
셋째, 성실하라
바울은 또한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11절)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지속성과 꾸준함’을 의미합니다. 삶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태도가 인생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믿음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평생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이 있어야 합니다. 날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으로 성장하는 ‘성화’(sanctification)가 필요합니다.
존 웨슬리(John Wesley)가 부흥회를 인도하고 있을 때, 한 여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목사님, 만일 내일 밤 12시에 죽게 된다면,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을 받은 웨슬리는 자신의 목회 수첩을 꺼내더니 “내가 할 일은 여기에 적혀있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할 것입니다. 하던 일을 그대로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 웨슬리처럼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그 순간까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과 믿음의 생활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실한 삶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믿음이 신앙의 여정에 등불이 됩니다. 누구나 영혼의 어두운 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믿음이 있을 때, 성실한 삶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을 굳게 세워 성장과 승리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