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태신앙이었지만, 신앙생활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장이 나빠져 투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저의 절망감과 우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매일 2시간씩 4번 투석을 해야 했고, 배에는 2리터 물통을 달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복막이 찢어져, 취침 중에 하는 방식의 투석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투석을 시작한 그때부터 제가 붙잡을 수 있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일 예배는 물론 특별히 호렙산 기도회와 다니엘 기도회에 나가 열심히 기도 하였습니다. 고난이 유익이라고, 투석을 하면서도 가정을 돌보고 교회 봉사도 조금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기도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픈 몸이었지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도 하던 중에 샤이닝스쿨 식사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1주일에 하루였지만 교회를 위해, 또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간식을 준비하고 설거지도 도왔습니다. 그런데, 투석이 점점 길어지자 기도와 봉사를 하면서도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정말 내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해주실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좋은 신장을 허락해 주시겠지’하는 막연한 믿음과 때때로 찾아오는 의심, 그 중간에서 저는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투석을 한지 3년 8개월 만에 꿈에도 그리던 신장이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보통 뇌사자 신장이식은 10년은 더 기다려야하기에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저에게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저는 기적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가 저에게 일어났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99.9% 꼭 맞는 신장을 이식받았습니다. 저와 교구 식구들의 중보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은 몸이 많이 회복되고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