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
2020년 6월 28일
제32회 호렙산기도회
- 이점분 집사(31교구)
작년 호렙산 기도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켠이 아립니다. 매일 목동에서 송파까지 왕복 2시간 이상의 출퇴근길을 위해 이른 새벽 아이를 혼자 두고 집을 나서다보니 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호렙산 기도회 직전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친 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가해한 아이도 부모도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매일 새벽 호렙에 올라 기도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주님께만 울며 매달렸습니다. 기도하는 동안에는 가해 학생 역시 아이라는 생각에 ‘용서해야지’ 라고 마음먹었다가도 교회 문을 나서면 용서가 되지 않고 울분이 터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기도하면서 주님만을 생각하며 합의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또 다시 2차 피해를 봤고, 그 소식에 저는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용서하라는 마음을 주셨고 아이와 가족, 아니 제가 위로받기 위해 더 열심히 호렙에 올랐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이면 새벽기도가 끝났음에도 기도의 자리를 떠나지 못했고 하염없이 주님만 바라보았습니다. 호렙산 기도회 마지막 날, 4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했는데 우리 아이가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는데 하지도 않은 말로 인해 우리 아이가 고소를 당했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며 심각해졌습니다. 저는 주님께 매달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담임목사님의 기도를 통해서 다시 힘을 얻으며 어느 순간 마음에 평안함과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주님은 응답하셨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모든 상황이 종결되었습니다.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그 모든 일에 주님의 간섭하심과 인도하심이 느껴졌고 주님만이 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제32회 호렙산 기도회에 오릅니다. 지난해 다리를 깁스해 절룩거리던 저를 40일 동안 완주할 수 있게 해주셨던 그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기대하며 나아갑니다. 힘들었던 시간, 주님만을 의지하며 찾았던 그 시간들이 감사임을 고백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