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현장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2021년 7월 11일
목회현장
- 김황호 목사 (광림남교회)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 1:20~21)
지난 3월 남교회에서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오래 함께 신앙생활 해오신 권사님의 장례에 바이러스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조문을 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암으로 1년 넘게 투병하시다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빨리 이별을 맞이한 성도님들은 아쉬움이 너무 커 조문 후에도 쉬이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애곡하는 소리가 쉬지 않고 들리는 슬픈 장례식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권사님은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천국의 확신으로 두려움 없이, 기쁨과 감사로 생의 마지막을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소천하시기 전까지 여러 번 댁에 찾아가 예배하고 기도했습니다. 너무나 아쉬워 속회 식구들과, 선교회 식구들과 함께 눈물로 하나님께서 치료하시길 간절히 구했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권사님께서 왜 슬퍼하시냐고 물으시더군요.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이끄시는 것을 믿는데, 살든 죽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이 기쁨이 된다고 도리어 찾아와 눈물로 기도하는 저와 성도님들을 위로하셨습니다. 진통제도 듣지 않는 심한 고통 중에도 말입니다.
마지막 권사님의 모습을 뵌 것은 소천하시기 2일 전 호스피스 병동에서 영상통화였습니다. 웃으시며 천국에서 만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임종을 지킨 가족께서 전하시길 마지막은 고통 없이 편하게 웃으시며 숨을 거두셨다고 합니다. 누가 제게 천국이 있느냐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습니다. 천국은 있습니다! 죽음 앞에 두렵지 않을 인생이 어디 있을까요? 그러나 천국을 엿본 사람은 권사님처럼 죽음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고 웃을 수 있습니다.
권사님의 마지막 제게 하신 말씀이 바로 빌립보서 1장 21절 말씀이었습니다. “살든지 죽든지 내 안의 그리스도가 역사하시니 죽음도 유익입니다.”라 고백하신 권사님, 분명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생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이러한 멋진 고백으로 하루를 주님께 드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우리는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뽐내며 스스로 의롭다고 여겼 던 바리새인을 떠올리게 됩니다. 바리새인에게 믿음은 사실 필요 없었습니다. 자신이 이미 충분히 구원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기도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보이는 곳에서 두 손을 들고 보란 듯이 기도했지만, 그것은 참된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무성하고 열매는 없는, 실상 외식적인 행동에 불과했 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능력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의 능력이나 의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 기도 의 능력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 면 어떻게 해야 내가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 며 기도할 수 있습니까? 바로 자신의 부족함 을 아는 것입니다. 기도는 자기의 뜻을 이루 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한 것입니다. 자신의 무능력함을 인정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게 되며, 그 곳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게 됩니다. 본 문은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22절)고 말씀합니 다.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무능함과 연약 함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구할 때, 믿 고 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은혜가 더해지게 되는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