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
2024년 4월 28일
목회현장
- 황영재 목사(8선교구)
지난 월요일 장천포럼이 있던 날, 저희 교구 권사님 남편께서 소천하셨다는 부고를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많이 아프셨지만,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몰랐기에 권사님께서 많이 슬퍼하셨고, 저 역시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많은 교구 식구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스스로에게 더욱이 안타깝고 아쉽고 죄스럽기까지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성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인 주일 오후쯤, 아내 권사님을 교회 앞에서 만나 뵈었습니다. 평소 권사님께서 1부 성가대를 하시기에 교회에서 얼굴 뵙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심방 이후 교회에서 얼굴을 뵌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인사차 안부를 묻고, 남편 성도님의 건강은 좀 어떠하신지 여쭤보았습니다. 권사님은 남편이 많이 좋지 않다며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위험하거나 다급한 상황은 아니라 하셨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즉각 기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안일함과 조금의 나태함으로, 계속 기도하겠다며 권사님과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성도님의 부고를 들은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 앞에 죄송하고, 권사님께 너무 죄송하고, 돌아가신 성도님께도 죄송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도님을 부르시기 전, 마지막 그 영혼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안일함이 그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습니다.
입관예배를 집례하며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눈물을 참지 못했고, 설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펑펑 눈물을 쏟았습니다. 광림교회에서 수십 번의 장례를 치르며 그렇게 울어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광림교회 교구 목사로서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스런 마음이었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장례를 집례하고 성도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곳에 안타까운 마음과 뒤늦은 후회가 남습니다. 교구 성도님들을 위하여, 가족 구성원들 한 명 한 명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총력전도의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 내일이 마지막일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지금 기도해야 하고, 오늘 전도해야 합니다. 당장 주신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지나고 나면 후회뿐입니다.